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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제6회 부산 인터시티 영화제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856
2025-09-25 14:50:33

2022 제6회 부산 인터시티 영화제

 

 

일시 | 2022. 09. 02. ~ 09. 04.

장소 |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BNK 모퉁이극장, 무사이극장

 


 

참여도시

 

| 골웨이 | 그드니아 | 로마 | 바야돌리드 | 부산 | 브래드포드 | 브리스톨 | 비톨라 | 산투스 | 야마가타 | 우츠 | 테라사 | 칭다오

 


 

영화 섹션

 

丨Residency 01丨

강을 건너는 사람들 A windy day

시놉시스

한때 사진작가를 꿈꾸었던 ‘선재’는 선배 ‘현우’의 사진 스튜디오에서 일하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어느 날, 현우가 사고를 당하며 곧 열릴 그의 개인전 이벤트로 기획한 출사 모임이 취소되고 만다. 급하게 뒷수습을 하러 공원으로 대신 나간 선재, 사진 초보 ‘가은’을 만나 계획에 없던 동행을 한다.

프로그램노트

선재는 사진작가의 꿈을 간직한 채 동종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취소하게 된 행사에서 한 참가자를 만나는데 그에게서 자식을 생각하는 어머니와 사진을 생각하는 자기 모습을 발견한다. 연출은 삶에서 맞닥뜨린 매 순간의 감정을 성실하게 쌓아 올려 섬세하고 단단한 숏들을 빚어낸다. 차분한 얼굴 아래 복합적인 감정이 찰랑이는 연기도 여름의 햇볕과 초목처럼 빛난다.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 나뭇잎을 어루만지는 바람 소리를 들으면, 선재가 저 크고 단단한 나무 같은 사람이 될 것을 믿게 된다.(김지연)

 

丨Residency 02丨

봄 이야기 Hope Springs Eternal

시놉시스

배달 알바를 하며 자기가 좋아하는 사진을 찍는 청년 지봄의 하루는 고독하다. 우연히 선희의 음악공연을 보게 되는 지봄은 그 공연을 계기로 사진 전시를 하고 싶어 하는 꿈을 가지게 된다. 

프로그램노트

어디로 갈까, 우리는? <모아쓴일기>의 질문은 이어진다. 장태구는 두 번째 장편영화에서도 계절과 이 도시가 품은 아름다움을 사진과 영상으로 붙잡았다. 그의 주인공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가고, 여전히 좋아하는 일을 놓지 않았다. ‘현수와 선희’의 공연을 중심으로 이미 서로 아는 사이들도 있고 스쳐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 각자의 비슷하고도 다른 삶이 열거되는 동안, 지금을 살아가는 일에 대해 생각해본다. 나에게 주어진 삶, 거기에 방향을 설정하거나 동력이 되는 타인들이 있다. 자기만의 방에 있지만 우리가 외롭지는 않은 이유다. (김지연)

 

丨Residency 03丨

너에게 닿기를 I wish

시놉시스

2016년 2월.

'306호'는 '꽃처럼 아름다운 사람'과의 계약으로 '푸른 하늘'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이곳에 살기 시작했다. 비록 전세고 작은 원룸이었지만 한 몸 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넓은 창에서 쏟아지는 햇살과 탁 트인 전경이 마음에 들었다. 내리는 햇살처럼 한동안 이곳에서 많은 추억을 만들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단, 그 날이 오기 전까지…

2020년 2월. 모든 것이 사라진 그날.

'306호'는 이곳을 떠나야 했지만 그녀는 점점 그에게서 멀어져만 갔고 결국 그에게 큰 상처를 주고 묘한 흔적을 남기며 사라졌다. '306호'는 반드시 그녀를 만나야만 한다. 하고 싶은 말도 듣고 싶은 말도 반드시 받아야 할 것도...

프로그램노트

얼핏 낭만적인 제목으로 오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다큐멘터리가 칭하는 ‘너’는 법을 악용해 세입자 여럿 울린 집주인이다. 전세사기에 휘말린 연출자는 자신을 향해 어렵게 카메라를 들었고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만난다. 집주인의 기막힌 행적에 대한 진술들, 즐비한 술병, 간곡한 문자 메시지들, 고소장과 체납고지서들이 괴로운 시간의 일부를 대리한다. 현실이 더 드라마 같은 때가 있다. 수치스럽지만 말할 용기를 가진 그가 무력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지연)

 

丨Inter-City 01丨

디나 Dinah丨브리스톨 Bristol丨

시놉시스

1687년부터 도망친 노예 디나 블랙과 아프리카 교환학생 마이클이 현재의 브리스톨에서 충돌한다. 브리스톨은 에드워드 콜스턴(Edward Colston)의 동상이 철거된 이후 역사적인 유산을 다시 다루도록 압력받고 있다.

프로그램노트

에드워드 콜스턴의 동상을 철거하는 영상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곧장 과거의 한 시점으로 보이는 장면으로 이동해 쫓기는 듯 보이는 한 흑인 여성을 보여준다. 에드워드 콜스턴은 17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노예무역상으로 무려 8만여 명의 서아프리카인을 노예로 팔아넘긴 인물이다. 노예무역으로 축적한 부를 말년에 자신의 고향인 브리스톨에 기부하면서 브리스톨에 동상이 세워지기도 했는데, 2020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에드워드 콜스턴의 동상을 무너뜨린 것이다. <디나>는 과거와 현재의 교차를 통해 여전히 뿌리 깊게 남아 있는 인종 차별 문제를 다시 생각해볼 것을 강력히 권유한다. (김나영)

그런말 하지마 Don’t talk to me like this丨그드니아 Gdynia丨

시놉시스

티나와 율렉은 음악적으로 재능이 있는 남매다. 대형 음반사의 스카우터가 찾아와 그들의 인생을 바꿔놓을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율렉이 하룻밤 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자, 설렘과 서로를 응원하던 분위기는 갑자기 흐트러진다.

프로그램노트

티나와 율렉, 두 사람 사이에는 그들의 관계를 끈끈하게 결합하는 요소와 둘 사이를 한없이 멀어지게 만드는 요인이 동시에 존재한다. 두 사람이 우애 좋은 남매임은 더 말할 것도 없으며, 함께 음악 작업을 하고 있고, 그 작업이 좋은 결실을 보게 되어 곧 대형 음반 회사와 계약하게 된다고 한다면, 혹자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결말을 상상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그런 둘 사이를 벌어지게 만드는 단 하나의 소이가 있다면 또 어떨까. 오빠인 율렉이 심각한 마약중독자라면. 티나는 이미 굳어질 대로 굳어진 오빠의 그릇된 습관을 제지하려 노력할 것이다. 어쩌면 바꿀 수 없는 일임을 알지라도, 그녀는 자신과 오빠 사이를 단단하게 묶고 있는 사랑과 같은 무언의 감정을 계속해서 소환하고 되뇔 것이다. 하지만 무릇 사람 간의 관계는 함께해야 할 수십 가지의 이유보다 같이 있기 못 견디게 만드는 하나의 까닭으로 결정지어지지 않던가. 극의 끝에 다다라서 망연자실한 티나의 표정을 보고 있자면, 그녀의 최종적인 결정에 납득이 되면서도, 결국은 씁쓸해지는 기분을 감출 수 없게 된다. 그저 그녀의 선택이 두 사람을 위한 최선의 것이기를 바랄 뿐이다. (윤지혜)

뱀 Snakelet丨스코페 Skopje丨

시놉시스

사회와 그를 둘러싼 세계에 실망하고 상처받은 남자는 문명을 떠나 광야에서 살기로 결심한다. 숲에서 그는 뜻밖의 새 친구를 사귄다. 

프로그램노트

여기, 사회로부터 상처받은 한 남자가 있다. 빽빽이 들어선 건물, 자동차, 도시의 소음. 남자는 어딘지 모르게 위축된 모습으로 도시 위를 걷는다. 결국 외로운 그의 발걸음이 향한 곳은 숲이 울창한 야생이다. 고요하고 아늑한 숲 한가운데서 남자는 작살을 만들고, 물고기를 잡고, 불을 지핀다. 그런 그에게 찾아온 새끼 뱀 한 마리. 남자는 도대체 어떤 결의에 차서 새끼 뱀을 데리고 다시 도시로 걸어 들어간 것일까. 이미 도시는 허물고, 버리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도가 터서 남자와 새끼 뱀을 환영해주지 못할 텐데 말이다. <뱀>은 밀려나고, 버려지고, 소외된 것들의 외로움을 정직하게 포착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연필로 거칠게 그린 듯한 그림들은 남자와 새끼 뱀의 처연한 움직임을 그 어떤 번번한 효과를 쓴 것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해낸다. 마케도니아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사 ‘플립북’ 은 <뱀>을 통해 차가운 사회의 일면을 그림과 동시에 그 속에서 잊혀가는 존재들을 조명하는 데 성공한다.  (윤지혜)

흐르는 물 Flowing water carries no poison丨로마 Roma丨

시놉시스

한때 두 사람의 집이었던 옛 애인이 살던 집에 한 여성이 몰래 숨어 들어간다. 마치 의식처럼, 그녀는 그곳이 불러일으키는 고통을 이겨내려고 애쓰며 그곳을 마지막으로 즐긴다. 

프로그램노트

어쩌면 슬픔으로부터 놓여나는 최고의 방법은 그 끈덕진 감정 속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일지도 모른다. 기어이 벗어나지 못한다고 해도, 그것은 환희로 가득 차 들뜬 기분 이상의 찬란한 순간을 선사한다. 그리고 영화 속 여자는 헤어진 남자의 집 앞에 서 있다. 남자는 집을 처분하려는 듯 보이고, 여자는 초조한 얼굴로 숨어있다 이내 그 집에 몰래 들어가고 만다. 집 안 곳곳에 서려 있는 여자와 남자, 둘만의 행복한 기억들. 한때 두 사람은 집 안 욕조에서 함께 목욕했었다. 웃음 가득한 둘만의 대화 속, 여자는 욕조 바깥으로 넘치는 물을 보고 이걸 누가 치울 거냐며 걱정한다. 이젠 여자 혼자 욕조에 물을 받고 있다. 욕조의 물은 차고 넘쳐서 화장실 바닥으로, 방 안으로, 집 밖으로 흘러내린다. 여자는 거품 가득한 욕조에 몸을 푹 담그고 그곳에서 한참을 허우적거린다. 넘쳐흐르는 물은 그녀의 몸짓을 막지 못한다.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다 오를 때까지 들려오는 물소리를 듣고 있으면, 언젠가 그녀가 모종의 슬픔 속에서 벗어나게 되리라는 예감이 든다. 설사 그러지 못한다고 할지언정, 욕조에 몸을 담근 그 순간만큼은 평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윤지혜)

메아리 The People on the clouds丨칭다오 QingDao丨

시놉시스

창(Qiang)족은 그들의 문자가 없으며, 중국 서부에 사는 가장 오래된 민족 중 하나이다. 

프로그램노트

대학 성악 교사인 저우 샹은 십여 년 전 원촨 지역에 지진이 발생하기 전까지 창 민족의 음악을 수집하고 있었다. 영화는 저우 샹이 지진으로 인해 중단되었던 작업을 재개하면서 창 민족을 찾아가 그들의 노래를 수집하고 녹음하는 작업 과정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그녀가 십여 년 전 기록했던 영상을 활용하기도 하고 그들의 노랫말을 자막을 활용해 제시하는 등 저우 샹의 여정을 충실히 따라간다. 누군가 기록하지 않으면 창 민족의 음악이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저우 샹의 우려대로 이미 많은 노인이 십 년 동안 세상을 떠났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는 저우 샹을 기록하는 동시에 창 민족의 모습을 기록하는 귀중한 자료가 되기도 할 것이다. (김나영)

 

丨Inter-City 02丨

부활 Resurrection丨그드니아 Gdynia丨

시놉시스

10살 맥다는 남동생 마르셀을 잃는다. 그녀의 아버지는 깊은 절망에 빠져들지만, 어머니는 차갑고 냉담하다. 맥다는 마르셀을 되살리기로 결심하고, 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안다.

프로그램노트

소녀는 세상을 떠난 아마도 동생을 살려낼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일찍부터 깨닫고 스스로 동생이 되는 길을 선택했을 것이다. “아빠! 나 여기 있어요!”. 아들의 죽음으로 비탄에 빠져있던 아버지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응하듯 집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 남동생의 모습을 한 소녀를 가만히 안아준다. 꼭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처럼. 소녀는 결코 남동생이 될 수 없다. 또한 죽은 자는 신화처럼 부활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늘 누군가의 부재 앞에서 불가능한 줄 알면서도 달콤한 상상을 하고, 그 몸부림 끝에 성장하며, 마침내 진정한 자신으로 돌아와 사무치는 비애를 극복해왔음을 기억하고 있다. (윤지혜)

북극 North Pole丨비톨라 Bitolj丨

시놉시스

안개가 자욱한 들판, 붐비는 탈의실. 마고는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다. 아마도 그녀가 순결을 잃는다면, 그녀는 마침내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노트

주인공은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지만, 그들과 잘 섞이지 못한 채 겉돌고 있다. 친구들이 그녀에게 유일하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언제 남자친구와 ‘첫 경험’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친구들의 드문 관심은 마고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 마고가 그것을 더 원하도록 만든다. 영화는 또래 문화를 향한 동경과 성(性) 경험에 대한 압박 사이에 놓인 10대 소녀의 마음을 무표정한 얼굴과 안개 낀 도시를 통해 그려낸다. 그러나 <북극>을 인상적인 작품으로 만드는 지점은 무엇보다 소녀가 시종 무표정하게만 그려지지는 않는다는 데 있을 것이다. 영화는 마지막에 이르러 한 10대 소녀에 관한 풍부한 인상을 획득하는 데 성공한다. (김나영)

별일없음 No News Today丨브래드포드 Bradford丨

시놉시스

끔찍한 강도 사건 이후, 과묵한 쓰레기 청소부 앤디는 그의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는 집 가까이에서 강도 사건을 의심하기 시작하고, 의심은 분노와 폭력으로 변한다. 

프로그램노트

영화는 정체불명의 폭력적 상황 직후로부터 시작한다. 집에서 일종의 가장 역할을 하는 앤디는 누군가의 습격으로 인해 피투성이로 등장한다. 흑백 화면은 영화의 분위기를 건조하게 조성하고, 4:3 화면비는 관객이 인물의 미세한 표정 변화를 놓치지 않도록 돕는다. 화면의 색과 화면 비율을 제한하는 이와 같은 전략은 인물들 사이의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축조한다. 영화는 아슬아슬한 긴장을 적절히 유지하다가 돌발적으로 폭발시키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이 긴장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별일없음>은 영화가 시작하기 전 이미 벌어진 폭력이 영화 전체를 은밀하게 지배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김나영)

못다핀 꽃 Unfinished Bloom丨골웨이 Galway丨

시놉시스

벤은 어린 시절 연인인 제니퍼를 맹렬히 비난하면서 어려운 소식을 듣게 되고, 결국 그가 지은 집은 갈라지게 된다.

프로그램노트

연출자의 데뷔작인 <못다핀 꽃>은 한때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두 사람이 현재에는 남보다 못한 냉랭한 관계로 함께 살고 있음을 과거와 현재의 이미지를 교차해서 보여주고 있다. 연인의 행복한 모습은 마치 한 편의 광고처럼 아름답게 그려진다면, 현재는 서로를 상처 내기 바쁜 남보다 못한 관계로 그리고 있다. 그런데 그들의 갈등이 ‘불임’ 때문임을 아는 순간 어쩐지 연인에게 연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특히 영화는 연인의 사랑과 갈등을 독특한 음악으로 전달하고 있으며, ‘집’이라는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며 그들의 내면 심리를 전달하는 연출도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서로를 생채기 내는 말도 사라진 연인을 두고 문이 닫히는 엔딩은 이제 그들에게 이별밖에 남지 않음을 은유적으로 알린다. (김필남)

최저임금 Breadline丨브리스톨 Bristol丨

시놉시스

영국은 세계에서 7번째로 부유한 국가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식량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푸드 뱅크와 택배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수는 주로 복지 시스템의 삭감과 변경으로 인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젊은 부부의 주방을 배경으로 한 <최저임금>은 이 긴급한 문제를 조명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춤과 움직임을 사용한다. 

프로그래노트

아이가 식탁 앞에 앉아 있다. 아이의 부모로 보이는 남녀는 말없이 서로를 마주 보고 앉아 있다. 남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에게 기댄 채 춤을 추기 시작한다. 영화는 한 마디의 대사도 없이 오직 안무만으로 상황과 감정을 전달하는 작품이다. 안무의 무대는 집, 그것도 부엌이라는 좁은 공간으로 한정되어 있다. 배우들은 부엌의 가구와 사물들을 이용해 제한적인 동선을 효과적으로 안무의 일부로 만들어낸다. 춤이라는 형식은 영화의 주제와도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마임이 그러한 것처럼 사물이나 감정을 직접 보여주는 대신 춤 동작으로 표현하는 것은 부부가 처한 상황에 대한 알레고리가 된다. (김나영)

 

丨Inter-City 03丨

할배의 오토바이 Grandpa's Motorcycle丨칭다오 QingDao丨

시놉시스

그는 죽음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으며 항상 할아버지가 여전히 그의 옆에 있다고 느낀다. 

프로그램노트

아직 죽음의 의미를 모르는 어린아이에게 나타난 감동적인 환상에 관한 작품이다. 성묘를 위해 할아버지의 집에 방문한 칭허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사람만 보면 할아버지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칭허는 할아버지가 언제든 다시 돌아오실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린아이의 순수한 믿음이 기적과 같은 일을 가능하게 하는 걸지도 모른다고 영화는 말하는 듯하다. 영화 전반에 깔린 서정적인 분위기와 아이가 할아버지를 만나는 밤의 환상적인 장면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김나영)

벌레 Insect丨우츠 Łódź丨

시놉시스

파스칼은 스모그가 가득한 도시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짙은 안개가 시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연기는 사람과 악명 높은... 곤충의 비밀을 숨긴다. 그 비밀 중 하나의 발견이 파스칼의 인생을 바꾼다. 

프로그램노트

영화는 독특하고 조금은 잔인한 풍경으로 시작한다. 특히 공장이나 자동차, 가정의 굴뚝에서 나오는 매연이 안개와 섞여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짙은 스모그로 표현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스모그로 가득 찬 도시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주인공은 주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조차 불가능한 상황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개구리 배를 가리거나 느닷없이 친구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반대로 폭력을 당하기도 한다. 그때 한 친구를 만난다. 친구는 주인공을 도시의 소음이 아닌 새소리와 꽃향기가 가득 찬 곳으로 안내한다. 흑백 애니메이션 속 도시와 집을 부유하는 안개가 그의 삶을 폭력적으로 만든다면, 꽃과 새가 있는 곳에서 주인공은 평화로워 보인다. 단순한 그림체 속에 수많은 상징과 은유를 담아낸 영화는 의미심장하다. (김필남)

다흘라 DAKHLA : Cinema and Oblivion丨바야돌리드 Valladolid丨

시놉시스

45년 동안 잊힌 알제리 남부의 사라위 난민촌 중 하나인 다흘라에서 삶은 계속되고 있다. 영화제인 피사하라가 단조로움을 깬다. 축제는 끝나고 삶(그리고 망각)은 계속된다. 

프로그램노트

다흘라는 알제리 남서부의 사막 지역으로, 서사하라에서 온 난민들의 임시 거주지가 마련되어 있는 곳이다. 영화는 다흘라의 일상적 풍경과 영화제라는 작은 사건을 보여주는데, 범용한 일상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카메라의 시선으로부터 다흘라는 영화적 장소가 된다. 카메라는 사막이라는 장소 자체가 내재하고 있는 영화적 풍경, 때때로 포착되는 건물과 인물 사이의 아름다운 구도, 색색의 옷차림이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미장센, 일상적 움직임이 지닌 재미있는 리듬을 놓치지 않는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지속되는 삶을 과장하거나 축소하지 않으면서 다흘라 사람들의 삶을 망각으로부터 떼어놓는 작품이다. (김나영)

시츄에이션 The Situation丨골웨이 Galway丨

시놉시스

두 사람은 고립된 길을 따라 운전하면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발견하게 되고, 이는 두 사람을 의심스러운 결정의 길로 이끈다. 이 영화는 단 한 번의 싱글 테이크로 촬영되었으며, 포스트 프로덕션 과정에서 컷은 없었다. 

프로그램노트

주인공은 하이킹을 하던 남자를 미처 보지 못해 교통사고를 낸다. 쓰러져 있는 남자를 살펴보던 이들은 심장이 뛰지 않는 피해자를 앞에 두고 서로의 잘못 때문에 일이 벌어졌다며 실랑이를 벌인다. 그 와중에 범죄 경력이 있는 한 남자가 사고를 은폐하자고 주장하자 다른 남자도 이에 동의하고 피해자를 트렁크에 싣는다. 그런데 이때 한 여자가 나타나면서 상황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전개로 흘러간다. 영화는 하나의 테이크로 촬영된 작품으로 감각적인 연출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특히 엔딩에서의 긴장감은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예상케 하며 영화의 흐름을 순식간에 바꾸어 놓는다. (김필남)

파국 The End丨산투스 Santos丨

시놉시스

섹스 후에 죽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프로그램노트

중년의 여인과 콜보이의 대화를 중심으로 삶과 죽음에 대한 농담과 진담 사이를 쉴 새 없이 오가는 작품이다. 타니아의 계속된 농담에 콜보이는 물론 관객 역시 처음에는 그녀가 하는 말의 진의를 점점 의심하게 되는데 대화에 빠져들다 보면 더는 말의 진실 여부가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게 된다. 그보다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진중하게 전달되는 타니아의 삶에 대한 열망과 죽음에 대한 통찰이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한 장소에서 두 인물의 대화가 극을 이끌어가는 작품이지만 계속해서 죽음 근처를 서성이는 타니아의 몸짓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게끔 만든다. 영화가 끝날 때 삶도 끝날까? 삶이 끝날 때 영화도 끝날까? 영화는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 (김나영)

 

丨Inter-City 04丨

제비 Swallows丨테라사 Terrassa丨

시놉시스

연휴의 마지막 날, 알리샤는 부모님이 떠날 준비를 하는 동안 친구들과 함께 강가에서 놀기 위해 도망친다. 

프로그램노트

휴일의 마지막 날 방 안에서 소지품을 정리하고 있던 소녀는 열린 창문으로 돌 하나가 날아들어 오자 부모님 몰래 창밖으로 탈출을 감행한다. 밖으로 나간 소녀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친구들과 노는 데 열중한다. 영화는 친구들과의 한때를 보내는 알리샤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어린 시절 동심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특히 5분 남짓 되는 이 짧은 작품에는 오후 나절의 푸른 하늘, 노을이 타는 붉은색, 해바라기와 병아리의 노란색, 그리고 노을이 진 저녁 하늘의 빛깔, 어딘가 멀리 날아가는 제비까지 알리샤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아 애잔하면서도 마음이 따듯해지는 동화 같은 작품이다. (김필남)

야마가타의 술 The Sake of Yamagata : Mount Zao's Blessing丨야마가타 Yamagata丨

시놉시스

약 300년 동안 야마가타 사람들은 술을 빚기 위해 야마가타 현의 테루아를 이용했다. 야마가타 시는 자오 산맥의 양질의 물을 공급받아 에도 시대부터 3개의 양조장이 성공하였다. 이 영화는 전통적인 술 양조 과정, 물, 쌀, 장인정신, 각 술 양조장의 특징, 그리고 술 양조업자들의 열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영화는 또한 야마가타 사케의 매력과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탐구한다.

프로그램노트

우리가 흔히 ‘사케’라고 부르는 일본식 청주는 지역에 따라 맛과 형태 또한 다양하다. 일본 내 야마가타 지역 사람들은 300년 가까이 되는 오랜 시간 동안 지역적 특색을 고루 갖춘 야마가타식 사케를 꾸준히 만들어왔다. 무엇보다 야마가타는 사케를 만드는 데 중추가 되는 깨끗한 물과 잘 관리된 쌀을 얻기 쉬운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그 덕분에 에도 시대 적부터 지금까지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사케 제조 공장들이 야마가타에 견고히 자리할 수 있었다. 영화는 야마가타 지역의 고유한 사케 제조 방식과 더불어 그 안에서도 각각의 특색을 갖춘 개성적인 사케를 조명하고, 지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장인정신을 사려 깊게 포착해내는 다큐멘터리다. (윤지혜)

로드 106 Road 106丨바야돌리드 Valladolid丨

시놉시스

차 한 대가 도로를 질주한다. 경찰관들은 도울 준비가 되어 있지만, 그것은 단순한 고장보다 더 위험하다. 경찰관인 JG는 상사에게 거짓말을 해서 운전자를 도울 것인지 아니면 규칙을 지킬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프로그램노트

노란 자동차 한 대가 106번 국도에서 벗어난다. 자동차를 살피던 경찰은 트렁크 안에 피를 흘리며 죽어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하고 위험한 상황에 처했음을 직감한다. 경찰은 주인공이 범인이라고 추측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피해자임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며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경찰은 규칙을 준수할 것인지, 운전자를 도울 것인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영화는 두려움에 떨며 혼란한 모습을 보이는 마리아를 안심시키고, 그녀를 도우려 하는 경찰관의 모습을 통해 인물들의 내면을 잘 포착하고 있는 영화이다. 특히 영화는 단순한 서사 속에 또 다른 반전을 숨겨두고 있으며, 인물들의 대사와 상황 그리고 그들의 내면 심리를 카메라의 움직임을 통해 전달하고 있기에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하는 데 어렵지 않아 보인다. (김필남)

극지 Polar Cold丨테라사 Terrassa丨

시놉시스

뫼(Mö)는 그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행복하지 않은 끝없는 겨울의 섬에 산다. 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 그는 꿈의 섬으로 탈출하기 위한 엉뚱한 계획을 실행할 것이다.

프로그램노트

북극의 추위가 지긋지긋한 주인공이 어느 날 망원경으로 열대의 섬을 발견한다. 주인공의 손에는 마치 투석기를 연상시키는 모양의 장치가 그려진 종이가 들려 있다. 주인공은 원하는 대로 차가운 겨울을 떠나 뜨거운 여름을 향해 날아갈 수 있을까. 영화는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소소한 유머가 장점인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짧은 러닝타임 안에 효과적으로 웃음과 메시지를 전달한다. 영화의 메시지를 어느 곳에나 그곳의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라는 교훈으로 읽지 않아야 할 것이다. 언제든 어디로든 또다시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주인공을 보면 슬며시 미소 지어질 것이다. (김나영)

바다로 If they were the sea丨산투스 Santos丨

시놉시스

바다에서, 이아라는 그녀의 과거와 그녀를 괴롭히는 생각들을 씻어낸다. 새로운 사랑이 그녀의 삶을 뒤흔들 때, 그녀는 애정 또한 그녀에게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프로그램노트

영화는 바닷속을 유영하듯 헤엄치는 여인의 매혹적인 이미지로부터 시작해 바닷속에서 행복해 보이던 주인공이 거주하던 곳에서 쫓겨나 친구의 집에 도착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LGBT, 대안 가족과 인종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 픽션과 다큐멘터리를 가볍게 오가고 독특한 화면 분할과 편집을 활용하는 등 영화의 소재에 걸맞은 자유로운 형식을 시도한다. 덕분에 정치적 메시지가 대화의 홍수 속에 쏟아짐에도 불구하고 투박함보다 신선함이 앞선다. 인상적인 이미지와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눈길을 끄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주인공의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김나영)

 

丨Busan丨

석대천에 백조가 있을까? Miss the swan

시놉시스

중학생 서은이는 부모님의 이혼 후 자주 만나지 못하는 엄마에게 서운하지만 티 내지 못한다. 그렇게 평소처럼 친구와 학교를 가던 어느 날, 자주 갔던 석대천에서 백조를 봤던 기억이 떠오르고 같이 있었던 친구에게 이야기하지만 둘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프로그램노트

나를 생각해서 해준 말이 상처가 된다. 감춘 건 아니지만 하지 않은 말도 상처일 수 있다. 어떤 말들은 마음하고 다르게 나와버려 상처를 주기도 한다. 영화는 부모님의 이혼 또는 불화라는 환경을 가진 두 소녀를 세심히 살핀다. 단짝이지만 생각과 성격이 서로 다르다. 거기에서 생겨나는 사건 속에 흐르는 미묘한 감정과 마음의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해 영화는 미덕을 획득한다. 산천초목이 생생한 여름의 햇볕 아래, 착하고 평범한 소녀들의 모습에서 각자의 10대시절을 꺼내볼지도 모르겠다. 한 사람이 본 걸 다른 한 사람은 기억 못해도, 석대천에 백조가 있는지 없는지 몰라도 뭐 어떤가? 중요한 건 함께 석대천에 가는 거고 소녀들의 우정이 지속되고 있다는 거다. (김지연)

정인 Second Favorite Daughter

시놉시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지만 덜 아픈 손가락은 있게 마련이다. 미경에게 40대 딸 정인은 그런 존재다.

프로그램노트

정인은 어머니와 함께 산다. 어머니는 시집 간 정인의 동생만 그저 안쓰럽게 여겨 정인을 서운하게 만들곤 한다. 그러나 어머니가 정인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다. 이런 면에선 정인도 같다. 다정한 말 한마디 어머니에게 건넬 줄 모르는 무뚝뚝한 성격이지만 툭 던지는 말 속에는 숨길 수 없는 사랑이 있다. 이 영화 곳곳에서 그런 것들이 발견된다. 가족의 또다른 이름은 애증일 것이다. 몹시 친밀하고 또 너무나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 관계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감정을 우리는 안다. 그리고 그것들은 배우 최희진의 짐짓 평온해 보이는 얼굴에 실려있으니, 영화에 그 이상 다른 설명은 필요하지 않다. (김지연)

그래도, 화이팅! All is well, Fighting!

시놉시스

곧 '거룩이' 출산을 앞두고 있는 예비아빠 준석은 주중엔 직장인 주말엔 배달원으로 투잡을 하고 있다. 몸은 고되지만 사랑하는 아내 소라씨와 거룩이가 있어 힘이 나는 준석. 오늘도 어김없이 배달일로 하루를 마무리 하고 집에 돌아온다.빨래감을 넣으려 세탁기 앞에 멈춰선 준석이 발견한 것은... 

프로그램노트

생계를 위한 일은 고단하기 마련이다. 주인공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배달을 하는 그의 생업을 좇는 이 단순한 이야기를 통해 영화가 전해주는 에너지는 유쾌하고 건강하기 그지없다. 주어진 삶을 충실하게 사는 태도, 연신 노래를 부르며 작은 즐거움을 만들거나 발견하는 모습,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 그 앞에서 나도 모르게 미소짓고 흐뭇해진다. 영화는, 평범하지만 귀한 것들이 어떻게 스펙터클이 될 수 있는지 증명한다. 아내와 남편 둘이서 소박하게 뚝딱뚝딱 만든 게 분명한 이 영화는 대단한 목표나 기교 없이 단순하고 정직하게 마음을 두드린다. 삶과 세상을 긍정하기 힘든 어느 날, 이 영화를 떠올릴 것 같다. (김지연)

 

丨Drawing City 01丨

고마운 사람 On White Wind Wall

시놉시스

미디어센터 주민영상제작 수업을 맡은 ‘진아'는 학창시절 담임 교사였던 ‘서인'과 8년만에 재회하고, 선생님에게 못다한 고백을 하려한다.

프로그램노트

진아는 어머니에게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밝힌다. 퀴어문화축제를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미디어센터 강사인 그는, 예전에 동경했던 선생님을 수강생으로 만나게 된다. 또 퀴어를 혐오하는 사람에게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한다. 소재와 사건이 갖는 강렬함으로 영화가 크게 출렁거릴 거라 여긴다면 당신은 이경호와 허지은의 영화를 본 적이 없다. 이들의 작업은 사회적인 이슈를 예민한 감각으로 다루는 데서 탁월함을 보여준다. 영화는 거기에 이르기 위한 가장 예의 바른 길을 탐색하며 정확한 장소에 사뿐히 안착하는 데 성공한다. 그들의 영화를 보고 있으면 영화는 사람과 세상의 일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김지연)

미스터 장 Mr. Jang

시놉시스

개발청정지역이 관광특구로 지정되려고 한다. 기업가 출신 장사장은 관광특구로 지정이 되기 전에 마을에 들어와, 관광업을 시작한다. 마을에는 야생동물의 작물피해를 막기 위해 덫이 있다.

최초의 사고는, 관광차 마을에 온 외지 손님들의 애완견이 덫에 걸리면서 시작된다. 마을의 이장과 장사장은 마을의 발전(?)을 위해서 덫을 치우고, 피해 보상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프로그램노트

장병기는 영화를 통해 인간 심리에 대한 세밀화를 그려낸다. <맥북이면 다 되지요>의 조기폐경을 맞은 어머니, <할머니의 외출>의 가족들, 그리고 <미스터 장>에 이르기까지. 이번엔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두 남자다. 관광특구로 지정되려는 마을에서 산딸기를 재배하던 농민들을 대표하는 이장, 그곳을 개발하려고 들어온 사업가 장사장이 그들이다. 첨예한 갈등만 있을 것 같지만, 몇몇 계기들로 인해 그들 간에 생성되는 감정과 힘의 관계는 변화를 거듭한다. 거기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건 상황뿐만 아니라 능구렁이 같은 김종구, 그에 밀리지 않고 호연 하는 임호준이다. <미스터 장>은 이 콤비의 연기력을 확인하기에 충분한 영화다. (김지연)

사랑의 여름 Summer of Love

시놉시스

새로운 앨범의 홍보를 위해 진주에 도착한 전자음악 듀오 '눈문' 그들은 작업의 모티브가 된 ‘경상남도수목원’에서 단 한 명의 관객을 위한 특별한 공연을 준비한다. 그러나 공연 도중 초대된 관객은 사라지고, 그녀를 찾기 위한 기묘한 여행이 시작된다.

프로그램노트

그렇다. 영화의 제목은 1960년대 미국 히피공동체의 이름이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당신은 록음악 팬이리. 히피, 사이키델릭, 1967년은 우리가 잊을 수 없는 역사다. 그때의 밴드가 21세기, 지금 현재 한국에 있다면? 영화는 그렇게 흥미로운 전제에서 시작한다. 뜨거운 햇볕 아래 녹음으로 가득한 수목원에서 듀오 밴드 ‘눈문’이 공연을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하지 않다. 그들은 약에 취했고, 관객이 사라졌으며, 그들이 헤매는 세상은 이상하지만 가끔은 귀여운 동화 같다. 한여름의 오후처럼 느긋하고 나른한 영화의 흐름을 탈 준비가 되었는가? 영화가 속삭인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랑뿐. (김지연)


丨Drawing City 02丨

음악을 한다 Play My Music City

시놉시스

음악을 하고 음악을 기록하는 대구의 사람들을 만난다.

프로그램노트

부산에서 다큐멘터리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김지곤 감독의 <음악을 한다>는 음악 도시 대구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김지곤에게 음악은 그리 낯설지 않은 작업이다. 그는 이전에도 음악과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찍어왔는데, 그가 영화에서 다루는 음악은 음악 그 자체보다는 음악을 둘러싸고 향유하는 인물들이나 공간, 공동체에게 카메라를 돌리는 방식을 취한다. <음악을 한다>는 대구에서 음악을 기록하고 향유하며 보존하는 인물들을 바라보면서 ‘음악을 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되묻는다. 질문은 자연스레 지역 예술에 대한 의미로 전이되고, 그렇게 대구와 부산은 연결된다. 각자의 예술에서 필수적인 요소, 음악의 ‘음’과 영화의 ‘빛’의 경계를 오가면서. (김민우)

길 위에서 묻다 Life on the line

시놉시스

전차는 무언가를 찾아 도심을 느리게, 때로는 빠르게 지나간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과 앞으로 살아갈 것에 대한 서로의 이야기가 화면 속에 펼쳐진다. 일직선인 우리의 삶 속에서 만남과 헤어짐은 우리의 움직임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프로그램노트

눈 덮인 삿포로를 배경으로, 정해진 길을 통해 움직이는 전차와 횡단보도 위에서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리고 그 위로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포개진다. 각자의 과거와 현재, 앞으로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이 흐트러지면서 영화는 그야말로 제목처럼 길 위에서 묻는 것만 같다. 영화에서 인터뷰하는 두 주인공의 관계는 불분명하다. 아니 단절되어있다고 보는 편이 맞다. 그러나 ‘길 위에서의 물음’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이처럼 적확한 표현이 있을까. 직선의 길 선상에서, 예기치 않게 나타나는 서로 다른 인연과 만남이 있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는 질문할 수 있게 되니 말이다. 반복된 일상 속에서 우리는 만남과 헤어짐 역시 반복한다. 그렇기에 같은 듯 다른, ‘다중 노출’된 나를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닐까. (김민우)

 


 

포스터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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